DIY
2015.11.09 :: 음식
청순한 펭귄알투디투
2015. 11. 10. 02:15
미국은 공산품 값이 싸지만 사람값이 비싸다. 사람 손을 거치는 모든 재화, 그리고 사람이 해 주는 모든 서비스가 비싸다. 그래서 한국 같으면 큰 부담 없이 어디 맡길 일들을 여기서 어떻게든 인터넷 뒤져서 직접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 주에 백미러가 망가졌는데, 딜러샵에서 파트 180불 + 설치 시 labor 100불 든단다. 그래서 아마존에서 130불에 주문했다. 다음주 쯤 도착할건데, 직접 설치해야된다. 백미러 다는게 뭐 그리 어렵냐고 생각하겠지만, 내껀 auto-dimming이라서 전선도 연결되고 암튼 복잡하다. 무시 ㄴㄴ
음식도 마찬가지다. 개별 재료를 사서 해먹는 건 싸다. 하지만 외식은 비싸다. 이를테면, 파스타 같은 경우 직접 해 먹으면 거의 우리나라 라면 수준으로 싸다. (물론 재료를 뭐 넣느냐에 따라 엄청 비싸질 수도 있겟다. 예를 들어 랍스타를 넣는다거나.) 근데 외식은 그 어디를 가든 최소 7-8불은 줘야한다. 거기에 택스와 팁이 따로 붙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햄버거 세트를 하나 사 먹어도 10불이다. 한국에선 맥도널드 런치세트로 먹으면 4천원 안팎으로 세트를 하나 먹을 수 있지만, 여긴 그런거 없다. 쿠폰이 가끔 집으로 오지만, 그걸 써도 세트 두 개를 먹으려면 최소 10불 정도는 있어야 함. 쿠폰으로 할인 받은 햄버거 세트가 그 정도고, 뭔가 제대로 된 거 사 먹으려면 더 든다. 다만, grocery store에 가면 엄청나게 다양한 재료들이 비교적 싼 값에 구비가 되어 있다. 그 어떤 음식을 해 먹고 싶든지 웬만해선 재료를 구할 수 있다. 곱창이나 선지 같은 하드코어한 것들 제외하곤.
여기에 더해서 최근엔 새마을식당 사장님이 DIY 정신에 기반한 레시피들을 대량으로 살포해 주시는 바람에 우리도 이것 저것 시도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여기서 지내는 동안 외식은 1달에 1-2회 정도 맥도널드에 가고, 아님 생일엔 cheese cake factory 가는 것 정도. 그 외엔 전부 집에서 먹는다. 점심도 도시락 싸 가고. 아래의 음식들은 지금까지 집에서 해 먹어본 적 있는 것들 중 일부다. 아주 신기할테니 기대하시도록. 따로 적지 않는 이상 개별 재료 사다가 처음부터 요리하는거다. 냉동 같은거 사다가 데우기만 하는 것 아님.
1. 한식: 원래 안신기해야되는데 미국에서 해먹는거라 신기한 것들
- 김치/된장/순두부 찌개
- 콩불
- 제육볶음/덮밥
- 양념치킨
- 파닭
- 닭꼬치
- 설렁탕
- 육개장
> 김치, 된장, 순두부, 콩나물 등의 재료는 미국마트엔 없다. 난 별로 한식 땡기지 않는데, 아내가 워낙 좋아해서 먹게 됨.
2. 일식: 집에서 해 먹는거 자체가 신기함 + 한국에선 재료때매 집에서 하기 힘들듯
- 돈지루: 미소, 우엉, 감자 등이 들어가는 일본식 된장찌개
- 미소국
- 연어/참치 초밥
- 회덮밥
- 일본식 돈까스/히레까스
- 돈까스 김치나베
- 오코노미야끼
- 타코야끼 (한인마트에서 냉동 구매)
- 치킨난반 (닭다리살 튀김을 간장소스에 볶고 직접 만든 타르타르 소스를 올림 = 짱맛)
- 치킨 가라아게 (한솥도시락에서 파는 도련님/치킨도시락에 나오는 거)
- 오야꼬동
> 일식은 주로 Mio에게 배운 레시피를 토대로, 일본 사람들이 가정식에 이용하는 재료들을 사다가 만든다.
3. 중식: 집에서 해 먹는거 자체가 신기함 + 한국에선 사먹는게 훨신 효율적
- 짜장면
- 간짜장
- 쟁반짜장
- 짬뽕
- 탕수육
- 중국집 볶음밥
- 양갈비
> 최근에 많이 해 먹고 있음. 춘장을 사다가 웍에 재료를 볶아 해 먹는다. 춘장은 된장같은 통에 담겨있음. 마트에 가면 짜장면용 면을 판다. 아내가 원래 음식에 조미료 안넣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는데, 짜장/짬뽕을 하게 되면서 자신과 일정 부분 타협을 한 듯 보인다.
4. 기타: 신기한 것들
- 꾸스꾸스 샐러드 (노맛)
- 각종 케잌/파이류 (치즈케잌, 초코케잌, 호박파이, 바나나빵, 등등)
- 각종 파스타 (스테이크 파스타, 오일파스타, 등등. 이건 조합이 거의 무한정. 면도 무지하게 다양하고, 소스도, 재료도 무궁무진)
- 피자 (도우 반죽된거 사다가 펴고 소스 바르고 재료 올려서 오븐에 구움)
- 각종 커리 (인도/태국/일본식 모두)
- 멕시코 요리 (타코, 부리또, 부리또 보울 등등)
- 베트남 쌀국수 (육수는 마트에서 판다.)
- 월남쌈 (이건 한국서도 많이 집에서 해먹은 적 있음)
- 버섯버거 (Portabella 버섯을 사다가 Provolone 치즈 올려서 먹으면 짱맛)
생각 나는대로 추후 추가하겠음.
전적으로 아내 덕분이지만, 싼 값에 다양한 요리들을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타향살이를 고되게 하는 것 중 하나인 음식이 나에겐 오히려 플러스 요인이다. 여기가 바다에서 멀어서 해산물을 구경하기 쉽지 않은데, 내가 애초에 해산물을 싫어해서 전혀 상관이 없다. 게다가 고기가 엄청 싸다. 고!기! 뿐만 아니라 냉동도 무한에 가깝게 다양함. 냉!동!
아직 안 해 본 것 중에서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것은 유린기, 깐풍기 등의 고급 중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