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뉴 랩탑의 모델명인지 닉네임인지가 요가다.
아내가 이거 볼 때마다 엄청 탐내고 있다. 왜냐면 짱 예쁘니까. 예전 랩탑을 살 때에는 둘 다 적게나마 돈을 벌고 있었고, 곧 유학을 나가 금전적인 여유 없이 장기간 살게 될 것을 예상했기 때문에 성능을 가장 우선순위로 두어 좀 비싸더라도 최대한 오래 쓸 수 있는 걸로 골랐다. 그 때 신경써서 고른 덕분에 지금까지도 그 떄 산 랩탑 두개 다 스펙이 크게 밀리지 않는다. 통계 프로그램 돌리고 하는 것도 램이 8기가인게 조금 아쉽긴 한데, 그 때로부터 5년 넘게 지난 요즘 나오는 랩탑도 8기가 이상으로 사려면 가격이 올라가니까.
그런데 이번에 랩탑을 살 때에는 예산 제약이 있다 보니 내 예산에 걸리는 모델들의 스펙이 다 거기서 거기였다. 8기가 램에 256기가 ssd가 내가 타협할 수 있는 최저선이었고, 거기에 cpu가 i5 7세대냐 i7 6세대냐의 차이. 그리고 스크린 크기와 제조사의 차이. 그래서 이왕 스펙 다 비슷비슷한거, 이쁜 걸로 고르자 해서 이걸로 결정.
지난 글에서 기술의 발전이 놀랍다고했는데, 신/구 랩탑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확연히 느껴진다. 새 랩탑의 가격이 예전 것의 1/3 수준인데도 괄목할만한 개선점들이 많이 있다. 맥북을 많이 써 보진 않았지만, 새 랩탑 터치패드 성능이 맥북 터치패드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아보이고, 화면 해상도는 구랩탑이 그 당시 엄청 좋은 거였는데 뉴랩탑이 그것보다 두 단계 더 높고 하는 식으로.
사놓고보니 예전 랩탑들에 비해 너무 예뻐서 아내가 자꾸 탐낸다. 내년에 취업할 곳에서 랩탑 안사주면 요가 계속 내가 써야되는데 큰일이다. 그렇게 되면 돈 벌어서 아내 랩탑부터 바꿔줘야 큰 화를 면할 수 있을 듯.
그리고 어제부터 요가를 시작했다. 요가 랩탑을 산 것과 인과관계는 전혀 없지만 타이밍이 그렇게 됐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빨리감기로 아침에 양치하고 밥먹고 출근하고 돌아와서 샤워하고 침대에 눕는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기법이 있는데, 요즘 내 생활이 그렇다. 밤에 9시쯤 샤워하러 가면서 기시감을 느낀다. 대학원생의 생활이라는 게 입학해서 코스웍 하는 동안 수업을 듣고 친구들 북적거리고 할 땐 괜찮은데, 코스웍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논문 쓰는 단계에 들어서면 생활이 단조로워진다. 사회과학 유학생들의 경우 이게 특히 더 심한 것 같은데, 실험을 하는게 아니니 굳이 학교에 안 가도 되고 단기적으로 데드라인이 있는 것이 지도교수 미팅이나 학회 참석 외에 딱히 있는 것도 아니니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지 않으면 한없이 생활이 늘어진다.
게다가 요즘의 나는 반년간의 룸메와의 생활을 청산하고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내 집이 너무너무 좋아졌다. 거기에 더해 더운 날씨 + 무료 주차가 불가능해짐으로 인해 지난주부터는 학교를 거의 안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생활이 더더욱 단조로워져서 지루함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그리고 밥 먹고 나서 일부러 기숙사단지를 걷고 있기는 한데, 그래도 주 3회 헬스장 가는 거 외에는 활동량이 대폭 줄어들었다. 그리고 요즘 스마트폰이나 전자기기를 너무 많이 보게 되는 것 같아서 줄이려고는 하는데, 특히 자기 직전과 일어난 직후에 폰 화면을 안들여다보기 위해선 다른 뭔가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렇게 뭔가 활동 하나를 시작할 필요성이 커져가던 차에 우연히 이효리가 무도에 나와서 요가하는 걸 보고 저거다 싶어 시작하게 됨. 요가에도 종류가 엄청나게 많은데,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는 요가는 스트레칭 플러스 맨몸운동의 조합이라 딱 내 상황에 맞는다. 특히 저녁먹고나서는 아직 밖이 많이 더워 산책이 힘들었는데, 그 때 요가하니까 소화도 잘 되고 좋다.
어렸을 적부터 가부좌도 못하고 유연성도 하위 10% 수준이었는데, 꾸준히 1년정도 하면 조금 나아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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